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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실습 Practice

(실습 7) 사회복지실습 기록

by 전재일 2017. 3. 29.

최근 몇 년간 글쓰기와 관련된 책과 강연이 대중들에게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대통령 기록물이나 대통령 비서진들의 수첩에 써진 기록들이 매우 중요한 의미로 국민들에게 다가 오고 있습니다.




 

기록(期錄)의 뜻은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입니다. , 현재에도 읽히지만, 미래에도 읽히는 글입니다. (여기서의 기록은 글쓰기를 말합니다.)


저도 어릴 적에 삼국유사와 같은 역사서 등을 읽으면서 옛날의 사실들이 후대에 기록으로 전해지는 것에 대한 감탄을 했었었고,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책을 읽으면서도 수천년 전의 기록들이 지금 전해져 읽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실습을 하게 되면 실습 선생님들은 20일 동안의 사회복지실습 과정을 기록으로 나기게 됩니다. 매일 실습일지를 작성하고, 수많은 보고서를 기록하고 제출합니다. 저도 첫 사회복지 실습 때 작성했던 실습일지를 비롯한 기록을 아직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가끔 꺼내서 보면서 초심을 되새길 때가 있습니다.





여느 기록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사회사업에서의 기록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록은 우리의 실천이 가장 많은 자료로 남게 되는 도구이자 당사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사회사업의 기록에는 복지관의 역사, 마을의 역사,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집니다. 또 사회복지조직에서는 사회복지사는 기록을 통해서 상급자로부터 노력을 인정받기도 합니다. 슈퍼바이저(또는 상급자)는 사회복지사가 실천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는 것보다 사회복지사가 작성한 계획서나 일지, 결과보고서를 보고 그 사회복지사의 노력과 능력을 평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록된 내용으로 슈퍼비전을 주고, 사회복지사는 기록과 기록을 통한 슈퍼비전을 통해서 성장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실습에서 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습 선생님들의 첫 사회사업기록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향후 사회복지사로서 살아갈 평생에 기록은 사회복지사의 실천에 절반 이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사업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제가 일하고 있는 기관에서도, 또 전에 일했던 기관에서도 사회복지사의 기록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이런 교육을 학생 때나 실습을 할 때 자세하게 배워본 적이 없네요.)



1. 문서작성 규칙


먼저 공적인 기록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안내합니다. 글쓰기 방법이라기보다는 문서작성 규칙을 안내하는데, 국어기본법 제3조제3호에 따른 어문 규범을 알려주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화되지 않은 약어와 전문용어 등의 사용은 가급적 삼갑니다.

- 문서에 사용하는 숫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아라비아로 작성합니다.

- 날짜는 숫자로 표기하고, //일은 생략하고 ‘.’으로 처리합니다. ) 2017.03.29.()

- 시분은 24시각제에 따라 숫자료 표기하며, 시와 분의 사이에 :로 처리합니다. ) 15:09

- 문서의 내용은 1....1)..)..(1)..()...... 의 형태로 사용하며, 필요시에는 특수한 기호로 표시가 가능합니다.





2. 사회사업 기록 (실습일지)


일반적으로 실습일지(또는 일일 사회사업기록)를 작성할 때 원칙으로,


- 사실대로 작성한다.

- 구체적, 객관적, 논리적, 긍정적으로 작성한다.

- 정확한 용어를 사용한다.

- 문어체로 작성한다.

- 맞춤법에 유의한다.


등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사회복지실습에서는 위와 같은 원칙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기록할 것인가에 대해서 더 강조를 했습니다.


흔히 기록은 이야기체, 문제중심기록, 과정기록 등으로 나뉘어집니다.

대부분 사회복지현장에서는 문제중심기록이나 과정기록을 많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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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사회복지실천기법과 지침 (김혜란 감수, 서울대사회복지실천연구회 역, 나남출판)’ 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문제중심기록

 

문제중심기록은 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클라이언트의 문제와 전문적 개입에 초점을 두는 간결한 기록 형식을 촉진시킵니다.

 

1) 장점은,

- 사회복지사, 기관감독자, 외부의 자문가, 또는 조사자들에게 사회복지사나 기관이 특정한 문제에 대해 접근해 온 방식을 살펴볼 수 있게 합니다.

- 클라이언트가 경험한 문제의 복합성과 상호관련성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특정한 문제에 초점화 된 관심을 갖도록 합니다.

- 전문가 상호간의 의사전달과 지시의 명료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사례조정이나 팀워크를 증진시킵니다.

- 기관에서 직원교체가 있을 때에도 특정한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관심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 문제해결의 진전에 대한 점검과 사후 추적조사를 위한 기제를 제공합니다. 문제지향의 기록을 살펴봄으로써 행동하지 않은 것 혹은 클라이언트의 문제와 관련되지 않은 행동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 간결한 기록을 장려합니다. 특정한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정보는 기록에서 제외됩니다.

 

2) SOAP (사례에 대한 개입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Subjective information 주관적 정보 : 클라이언트가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느끼는 가를 나타냅니다. 클라이언트의 자기보고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주관적 정보는 독립적이거나 외적 타당도는 없습니다.

- Objective information 객관적 정보 : 전문가의 직접적 관찰, 임상적 실험, 체계적인 자료수집 등에 의해 얻어집니다. 주관적 정보와 비교하여 볼 때 이러한 자료는 독립적으로 검증될 수 있습니다.

- Assesment 사정 : 주관적, 객관적 정보의 검토를 통해 추론된 전문가의 개념화와 결론을 말합니다.

- Plan 계획 : 전문가의 특정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결하는 방법을 나타낸 것입니다.

S : 브라운 부인은 자녀들의 체중이 감소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한다. 자녀들이 배가 고프다고 불평하자 그녀는 당황해서 이웃에 음식을 요청하였다. 브라운 부인이 복지수당으로 자랐기 때문에 다시는 복지수혜자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녀는 아이들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두렵다고 한다.

O : 브라운 부인은 1주일에 부업으로 150 달러를 번다. 집세는 한 달에 350 달러를 내고 있다. 그녀와 대화를 이끌어 가기가 어렵다. 그녀가 두서없이 이야기를 한다. 기관 기록에는 그 녀가 어린 시절에 방임되어 2년간 위탁보호시설에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A : 가족에게 식품비가 부족할 것이 분명하다. 그녀는 식품보조금 수혜자 자격요건에 해당될 것이다. 그녀가 두서없고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자녀들을 위탁보호에 빼앗길 것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그녀가 위탁보호를 받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그녀는 복지혜택을 받으면 자신이 나쁜 부모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한다.

P : 브라운 부인에게 식품비 수혜 신청을 하도록 지지하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식품비 수혜를 받는 것이 오히려 좋은 엄마가 되는 것임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녀에게 아이들을 다른 곳에 보낼 계획이 없음을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소득이 높은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장기적인 노력을 시작한다. 5우러 25일까지 식품비 수혜 신청을 끝낸다;.

 

. 과정기록

 

과정기록은 원조과정이나 클라이언트-사회복지사의 상호작용과정을 연구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의 실천을 기록합니다.

 

과정 기록은 종종 학생이나 신참 사회복지사의 기본적인 기술 학습을 돕기 위해 사용됩니다.

또한 사회복지사가 흔치 않은 문제를 가진 클라이언트를 접할 때 또는 동료나 슈퍼바이저 혹은 자문가들이 사회복지사가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제안을 만드는 기초자료로써 검토할 기록을 원할 때 사용될 수 있습니다.

 

1) 장점 :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실천행동과 결정을 분석하도록 고취시켜 줍니다.

2) 단점 : 준비하기에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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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록은 이 두 가지 중 하나이거나, 혼합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기록은 이야기체 기록입니다.


3. 이야기체 기록


이야기체 기록은 사례기록의 창출에 효율성을 향상시키며, 융통성이 있어서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것은 모두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사회복지 실습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모되지만, 사회복지실습 선생니들에게 이야기체 기록을 권장하였습니다. 모든 실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을 이야기체로 기록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습 선생님들의 고민, 생각, 느낌, 비판, 대안 등을 솔직하게 기록하게 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사회복지실습을 하는 동안, 사회사업의 가치를 고민해보고 정리해보자. (사회복지사로서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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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연 선생님은 복지 요결에서 기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사람살이' 이야기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말해주는 이야기,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씁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 그래서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자랑스럽고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칭찬 감사하게 되는 이야기,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 이야기를 씁니다.

 

- '사회사업' 이야기

 

사회사업가가 어떻게 도왔으며 왜 그렇게 도왔는지 말해주는 이야기, 사회사업가의 이야기를 씁니다.

사회사업 가치 이상 철학, 기관의 정책과 형편, 사회사업가의 처지와 역량, 기회 비용 따위의 '근본과 현실'을 헤아려 연구 실행 성찰하는 이야기, 사회사업가의 생각과 느낌이 보이고 그 일의 원리 방법 의미가 드러나는 이야기, '사회사업' 이야기를 씁니다.

 

- 이런 저런 행사 서비스 프로그램 후원 봉사를 했다고 복지사업 실적이나 늘어놓는 기록, 수치중심기록, 개조식 기록, 사무적 기록, 감동은커녕 별 실익도 없습니다. 사회사업가나 복지기관은 빛나고 대단해 보이지만 당사자나 지역사회는 구차하거나 무능 무정 무색해 보이기 쉽습니다. 사회사업가의 생각과 그 일의 원리방법 의미를 밝히지 않으니 다른 사회사업가에게 별 유익이 되지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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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에게는 뭐 이렇게까지 고민하느냐는 입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어떤 기록이 옳고 그른가, 어떤 기록이 더 사회복지사다운 글이냐는 문제는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도 그와 관련해서는 완벽하게 이해하고 깊은 통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개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기록은, 자신을 위한 글이 아닌 타인을 위한 글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보고 만족하는 글이 아니라 타인이 보고 만족할 수도, 불만족할 수도, 감동할 수도 있는 글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사회사업기록이나 각종 기록물들은 나만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보기 위한 글입니다. 그렇다면, 독자의 입장을 고려한 글이라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이 생각에 사회복지사로서 숙고와 가치가 녹아진다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 실습에서 사회복지 실습 선생님들에게 이야기체 기록을 하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점점 쓰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풍성해졌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생각이 더 넓어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읽을 것을 생각하니 내용이 더 구체적인 글들이 되었습니다.

 

실습 선생님들도 실습 중간평가와 실습 종결평가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실습에서 배운 귀한 경험 중 하나라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기록은 기록을 하는 사람의 생각을 더 넓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힘이 있습니다. 글의 내용이 부족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나중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록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 또 생각을 넓히는 법, 또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고, 언젠가 누구에게도 좋은 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