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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이야기 Value

수원시의 공유복지 실현을 위한 논의를 환영합니다.

by 전재일 2017. 3. 31.

수원시의 공유복지 실현을 위한 논의를 환영합니다.

-사회복지시설의 무형 자산 공유 중심으로-

전재일 (광교종합사회복지관 부장)

먼저, 수원시의 공유복지 실현을 위한 논의를 환영합니다. 작년 FGI 논의를 할 때에도 신나게 인터뷰에 응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결과물이 나오고 포럼까지 하게 되니 매우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공유는 사회의 여러 모습 속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건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요, 공간, 심지어 집도 공유하고 있는 소식을 여러 매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공유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공유 경제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유 경제는 마틴 와이츠먼 하버드대 교수의 공유경제 : 불황을 정복하다(1984)’에서 처음 언급이 되었으며, 2000년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구조 속에서는 공유나 교환, 재활용 등을 통해 사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로런스 레식(하버드대 교수)에 의해서 공유경제의 개념이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으로 정립되었습니다.

점차적으로 쇠퇴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공유 경제의 개념은, 사회복지에서도 공유복지라는 개념으로 제시되었고, 한연주 선생님이 소개한 서울의 공유복지 플랫폼 WISH’, 대전광역시의 함께 나눠 행복한 공유도시 대전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수원시도 한연주 선생님이 소개한 것처럼 2016614일에 수원시 공유경제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공간, 물건, 재능, 경험 등의 자원을 공유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의 흐름에 잘 맞춰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런 노력들이 현재 얼마만큼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활용되고 있는지, 또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지는 (제가 인지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며, 제가 몸담고 있는 사회복지분야에서도 공유가 잘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로서 발제를 한 한연주 연구원의 연구 결과보고를 토대로 저의 의견과 (호소와 같은) 기대를 말하겠습니다.

무엇을 공유하고, 왜 공유해야 하는가?

한연주 연구원이 발표한 심층 인터뷰 결과에서도 나와 있듯이, 공유의 필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무엇을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 정립이 부족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공유에 대한 것을 유형의 자산(공간, 기자재 등)으로만 한정 지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실천현장에는 유형의 자산보다 무형의 자산(지식, 프로그램 등)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형의 자산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기관, 혹은 담당자에 의해서만 활용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프로그램이 그 기관 안에서 가치 있게 진행되고 있겠지만, 공유되어서 다른 사람이나 기관, 타 지역에서 잘 활용되어질 수 있다면 더 큰 가치가 부여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지식과 프로그램이 공유되었을 때, 집단지성으로서 더 향상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됩니다.

 

공유복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문영주는 한국사회복지행정학 13권 제2호에 수록된 사회복지사의 개인 성향, 직무 특성, 역할 특성이 경력관리와 지식공유활동에 미치는 영향-소속기관 유형에 따른 조절효과라는 논문에서,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자기효능감, 주도적 성향, 긍정적 정서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직무의 중요성, 도전성, 자율성 수준이 높을수록 지식공유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사회복지 실무적 함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필요한 부분만 요약 정리했습니다.)

첫째, 조직에서 지식창출의 주체는 조직 구성원 개인 또는 이들의 집단이며, 지식공유도 주로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이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능동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동적이고 평범한 조직 구성원을 자발적으로 능동적인 조직 구성원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 뿐 아니라 조직적 차원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중략) 자신이 보유한 지식이 공유됨으로써 조직에 이익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둘째, 직무, 경력, 조직에 애착을 가지고 몰입할수록 지식공유활동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직무 성과 또는 조직 성과에 공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자신의 주요 경쟁력의 원천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한 지식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중략) 조직의 관리자들은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조직 내 딜레마를 해결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구성원들의 지식공유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사회복지시설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노하우와 자료들을 그 기관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서 공유 복지 실천에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각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유복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실천현장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자산이 기관의 소유가 아니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사회복지실천이 가지고 있는 사회정의와 사회적 책임성 그리고 공공성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공유하는 것이 기관의 이익보다 우선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문영주의 연구에서 제안하는 것과 같이 조직의 문화도 함께 변해야 하며, 조직 간 지나친 경쟁보다는 공유 복지를 통해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장치(평가제도 개선, 인센티브 등)도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유복지를 위해서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제가 2000년대 초반에 복지관에서 홍보를 담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실천현장에 나와서 홍보를 할지는 몰랐습니다. 홍보에 대해서 배운 적도 없었고 그 고민을 해결해줄 기관 내 슈퍼바이저나 외부 네트워크도 미비했습니다. 그래서 홍보 담당자들의 노하우를 나누고, 공유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플랫폼을 간절히 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릅니다. SNS를 통해서도 사회복지 홍보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고, 이는 다른 홍보 담당 사회복지사로 연결이 되어지고, 지식이 재창출됩니다. 나름 온라인상에서 개인 플랫폼이 운영되고, 이것은 또다시 집단 지성의 플랫폼(: 홍보로사회사업하기, 사회복지 웹기획모임 등)으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연주 선생님이 발표한 사례- 서울시, 성남시, 광주광역시, 전라남도를 보면, 모두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식, 경험 등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허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시의 공유복지 플랫폼 WISH’의 초창기부터 현재의 모습을 직접 공유활동을 하면서 그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2014WISH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홍보도 많이 되지 않았었고, 컨텐츠도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서울시,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 연구 단체 등의 정책 자료나, 매뉴얼, 보고서 등이 공유되었습니다. 그런데 점차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사 개인의 노하우와 지식, 경험 등이 공유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정보만 제공되는 플랫폼을 사람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정보에 개인의 인식이 더해지고, 경험이 덧붙여진 지식의 공유에 사람들은 더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WISH의 경우에도 개인 참여자의 수가 2014845명에서 2016년에는 2,132명으로 2.5배 이상 성장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유한 컨텐츠 수도 20147,641개에서 201615,92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번 한연주 선생님의 연구 결과를 보면서, 수원시에도 좋은 공유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원시휴먼서비스센터의 휴먼나눔’,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의 ‘Welinfo’, ‘수원N’ 등의 민간 사회복지 플랫폼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플랫폼에 대한 홍보가 잘 안되었고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도 제한적(사회복지시설 위주)이며 보유한 컨텐츠도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에 수원시가 공유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다른 지자체의 사례처럼, 새로운 플랫폼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발제자인 한연주 연구원이 수원시 공유복지 적용방안에서, 2018년부터 플랫폼 구축에 대한 세부 추진사항을 계획했는데, 지금 공유 복지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는 만큼 2017년부터 플랫폼을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 더 추진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유복지의 명칭과 개념, 목표, 대상 등에 대한 논의가 남아있지만, 이미 서울시나 광주광역시 등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통해서 쉽게 결론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공유복지 플랫폼 WISH를 소개하는 브로셔에 나와 있는 글로서 저의 토론문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공유복지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며, 추구하는 가치는 참여-연결-확산입니다.

공유복지플랫폼을 통해 개개인의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 연결되어 집단이 형성됩니다.

이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가치와 사회적 의미를 만들고, 사회복지현장에 공유문화를 확산시키도록 합니다.

 

경험해보면 공유는 개인을 성장시키고, 개인의 성장은 기관을 성장시킵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지역사회와 당사자에게 선순환 됩니다.

 

[참고문헌]

-서울경제신문기사(2016.8.17.), 공유경제 어디까지 와 있나.

-로나 골드 저(안명옥 외 옮김), 2011, 공유경제, 조윤 커뮤니케이션

-문영주, 2011, 사회복지사의 개인 성향, 직무 특성, 역할 특성이 경력관리와 지식공유활동에 미치는 영향-소속기관 유형에 따른 조절효과, 한국사회복지행정학13권 제2 , 2011.pp.91-123.

-부산사회복지정책포럼, 2015, 공유복지의 진화와 과제, 부산복지개발원

-2017, 공유복지플랫폼 WISH 참여가이드북, 서울시복지재단

 

*자료집 : http://swwelfare.org/board/73/view?no=5619&page=1&pagelist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