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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이야기 Value

사회복지사의 브랜드

by 전재일 2017. 7. 29.

브랜드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브랜드란 특정 상품을 나타내는 표현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경쟁력’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제가 왜 브랜드에 대한 글을 쓰고 있을까요? 브랜드랑 사회복지사랑, 지역복지관이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최근에 SNS 상에 올라온 글들 중에, 리더십에 의한 사회복지사들의 고충에 대한 많은 글을 읽게 됩니다. 좋게 말해서 리더십이라고 썼지만, 부정적인 사회복지시설 관리자의 ‘잘못된 갑 질’이 사회복지현장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상처를 받고,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경우도 빈번해집니다. 또 한 기관이 가지고 있던 명성(?)이 한 리더에 의해서 쉽게 무너져버리는 일들도 보게 됩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고, 현장을 떠난 여러 사회복지사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사회복지관이 가진 브랜드(경쟁력)와 사회복지사 개인의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는 시설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인가?
#2. 개인의 브랜드가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가 될 수는 없는가?
#3.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로만 존재해야 하는가?
#4. 사회복지시설, 사회복지사의 브랜드는 필요한 것인가?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가?

이 외에도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이 글에서는 이 4가지를 가지고 글을 써봅니다.

​#1.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는 시설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인가?

확실히 사회복지시설에서 기관장이 가진 영향력은 큽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故人이 되었지만 애플에서의 스티븐 잡스를 비롯해 MS에서의 빌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등 리더(십) 그 자체가 경쟁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가진 창의력, 영감, 독창성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어떤 시설에 시설장이 어느 분이 계시는지, 그 분의 리더십과 슈퍼비전 능력, 그리고 사회복지사로서의 역량과 가치 등은 많은 사회복지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 리더십이 시설의 가치와 성장을 만들어가고, 좋은 사회사업을 공유해나갑니다.

많은 사례가 있기에,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가 시설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유능한 시설장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거나 퇴사를 할 경우에, 시설이 가지고 있던 경쟁력이 사라지는 사례도 매우 많습니다. (새로 온 시설장에 의해서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 시설의 브랜드가 시설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더 사실 같습니다.)

​#2. 개인의 브랜드가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가 될 수는 없는가?

스포츠를 보면 한 팀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특정 선수가 그 팀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감독의 전술이나 전략 등도 뛰어나야 하지만, 그것을 수행하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야 합니다. 저는 한국 프로야구를 좋아하는데 한 팀을 좋아하지만, 특정 선수를 좋아하는 경향이 더 큽니다. 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을 스포츠 팀과 비교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Professional’이란 점에서 비슷한 관점으로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는 한 시설(조직)에 소속되어 활동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시설을 벗어나면 사회복지사로 존재할 수 없는 걸까요?란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제가 사회복지관에서 일하다가 은퇴하면, 나는 사회복지사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반드시 사회복지사를 조직의 업무와만 연관 짓는다면, 우리가 한국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지침을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자신이 속한 사회복지시설의 경쟁력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사회복지사, 그것도 (제대로 된 사회복지 가치 실현을 위한 일이라면) 매우 중요한 과업이겠지만, 개인 사회복지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큰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사회나 국가적으로 더 바람직함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사회복지사는 더 능동적이어야 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지역사회, 조금 더 큰 체계에 기여할 가능성이 많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 가 가진 긍정적인 영향력 중의 하나는, 경쟁력을 가진 사회복지사들을 만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보면, 정말 멋진 사회복지사라는 감탄도 하게 되지만, 그가 일하는 사회복지시설과 환경이 궁금해집니다.

사회복지사 개개인이 브랜드(경쟁력)를 가진 사회복지시설, 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제가 일하는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위원 한 분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개인의 성장은 조직의 성장을 가져온다.”

​#3.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시설의 브랜드로만 존재해야 하는가?

최근에 보편적 복지국가에 대한 바람이 더 크게 일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연대의 힘의 필요성이 더 크게 강조되고 있습니다. 즉, 사회복지사 개개인이 모여야만 조금 더 사회복지사들이 지향하는 복지국가로 향한 연대의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주어진 과업 외에 복지국가를 위한 연대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녹녹치 않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가지만 이야기한다면, (무엇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속한 구성원은 조직의 성과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러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조금 더 상위의 체계의 발전을 위해서, 또는 동료 체계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사회복지사는 이런 가치를 가진 전문직입니다. 그런데 한 조직을 위해서만 존재하라는 것은 어쩌면 사회복지사가 가진 역량과 가능성을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4. 사회복지시설, 사회복지사의 브랜드는 필요한 것인가?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가?

사회복지시설이나 사회복지사가 반드시 브랜드를 가져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여기서는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사회복지사 개개인은 사회복지사 전체를 대변하는 한 사람일 수도 있으며, 또 국가의 사회복지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는, 지자체나 운영 법인에게 있어서는 자존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에게 일 것입니다. 사회복지사나 사회복지시설이 정말 지역사회를 위한 좋은 사회사업을 실천한다면 당사자의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시설이 가진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결론>

사실 이런 글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글일 수도 있습니다. 쓰고 있는 저에게도 약간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봅니다. 조금은 이상을 가져봅니다. 최근에 참여했던 ‘사회복지와 4차 산업혁명’ 교육에서 이야기했던 내용 중, 승근배 국장님이 이야기했던 ‘현장 민주주의’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봅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인 우리의 모습이 행복하지 않다면, 과연 무엇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것일까? 시설장 본인을 위한 일인지? 운영 법인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정말 당사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면, 답답하다면,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브랜드(경쟁력)을 가지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동료들과 책 읽기를 시작합니다. 책 읽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동료들과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어서 읽어보세요.

-사회사업실천을 기록으로 남겨보세요.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이며, 자아 성찰을 통해서 자신의 변화를 만들어 갑니다.

-직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해주세요. 자신이 낸 의견들이 성취되는 경험이 또 다른 성취를 만들어냅니다.

-쌓여져 있는 계획서, 평가서, 매뉴얼을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공유해보세요. 처음에는 부끄러울지 모르지만, 실천할수록 자신감도 생기고, 긍지도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