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먼 거리를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두 번은 환승해야하고, 편도로 1시간30분~2시간이상이 걸리는 거리를 가야하니, 좀 더 여유 있게 가기 위해서 일찍 집을 나서게 됩니다. 그래서 대개 8시 전에 복지관에 출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일상을 아는 분들은 저에게 "직원들 부담되게 왜 그렇게 일찍 출근하세요?"라고 물어봅니다.
(이미지 http://leeesann.tistory.com/389)
처음 사회복지관의 부장으로서 일했던 2008년이 생각납니다. 그 때에도 저는 7시 30분이면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했습니다. 저의 성격이나 업무상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했고, 업무시간(9시~18시) 중에는 집중해서 일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 출근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하거나 직원들의 과업을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다수의 직원들이 8시면 출근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식을 하지 못했는데, 한 달, 두 달 지나가면서8시만 되어도 직원들이 꽉 찬 사무실, 그것도 모두 앉아서 일하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도 별로 내색하지 않고 그저 저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간 어느 날, "왜 이렇게 직원들이 일찍 출근을 하나요?"라는 질문을 어떤 직원에게 물어보았는데, 그 동료 과장이 그러더군요.
"부장님 때문이에요."
저는 순간 그 대답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네?" 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부장님이 일찍 출근하다보니, 직원들도 일찍 출근하게 되었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지 https://www.filmmakers.co.kr/locationsBoard/157603)
이때의 감정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아무 상관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저의 선한 의도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저의 의지로 일찍 출근해서 일했던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잘 못된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도 들 수 있지만, 직장-공동체라는 틀 속에서 '배려'가 필요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부족한 제 모습이 많이 있는데, 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누군가가 저에게 해주는 이야기들은 다시금 저를 돌아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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