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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Worker

[부장시점] 민주주의는 복지관 문 앞에서 멈춘다?

by 전재일 2019. 3. 13.

최근에 읽었던 책의 제목이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입니다.

경제학자인 우석훈 선생님께서 한겨레 출판사를 통해서 출간한 책인데 그 제목을 인용했습니다.




조금은 망설여지는 제목이기는 하지만,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가장 많이 일하고 있는 조직 중에 하나가 복지관입니다.

복지관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수탁을 주는 지자체가 있고 수탁운영하는 법인이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을'일 수 있는 복지관의 관장님이 얼마만큼 권력이 있을까 싶지만, 우리의 경험이나 혹은 동료들의 증언?으로부터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관장님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껏해야 20여명 남짓의 인원이 모여있는 조직에 독재자와 비슷한 권력자라니?

아마 바깥에서 생각할 때는 상상도, 이해도 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의 기사에서 '복지관'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직장 내 갑질과 관련된 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즉, 현실 속의 이야기이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인거지요.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는 책의 제목만 보면, 살짝 무서워집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내가 생각하는 그 이야기가 나올까? 가끔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현실을 직면할 때 두려워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관의 부장 12년차입니다. 세 곳의 복지관에서 부장으로 있었습니다.

저는 다행스럽게도 좋은 조직문화 속에서 성장해왔고, 또 지금 일하고 있는 복지관에서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있었고, 이직이나 사회복지현장을 떠날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도 이야기하지만 떠나는 것만이 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시간은 흐르고 있고, 그 시간 속에서 더디더라도 변화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자신은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해서 성찰하고 행동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나름 조직의 재정적인 지원이 있어서 회식비를 충분히 지원을 해주는 조직인데, 직원들이 회식을 잘 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 팀 회식을 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관장님이 따라가실까봐요"였습니다. "헉".. 생각도 못한 대답이었습니다. 물론 현실을 따지면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이정도였다니..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이 사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부장으로서 저의 잘못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고, 또 한편으로는 직원들의 선택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부딪혀야 하고, 바꾸려는 노력도 해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사례에 대한 여러가지 뒷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민주주의는 회사 문앞에서 멈춘다'를 책을 다 읽은 후 든 느낌은, 작가도 이야기하듯이 절망이 아닌 희망입니다.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책의 한 챕터에 나오는 '뮤턴트'가 생각납니다. 이 것을 페이스북에 썼더니 '우리가 엑스맨이 되어야 하나요?'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가 민주주의에 대해서 깊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한 것'.. 존 F케네디 대통령이 이야기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 함께 어울러져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직장 내, 복지관 내 민주주의는 리더, 관장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원, 동료들에 의해서도 만들어질 수 있고, 그럴 때 더 큰 조직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현실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 하더라도, 불평과 불만, 소극적인 움직임만 있다면 변화되는 것은 없습니다. 뮤턴트. 돌연변이라고 하기도 하죠. 인류 문화를 다룬 책들을 읽어보면 돌연변이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진화시켰다고 합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진화인거죠.


즉, 수동적인 게 당연한 조직이라면..한 번 능동적으로 도전을 해보는게 뮤턴트입니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복지관이 이상하다고요? 물론 리더가 변화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지만, 자신이 변화하고 바뀌는 것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뮤턴트가 되어보세요.


제가 책을 읽고 내린 저만의 결론은 민주주의는 '함께' 만들어간다입니다.


'민주주의는 복지관에서 꽃을 피운다' 는 책이 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