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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Hope

한 번쯤 고민했을 당신에게

by 전재일 2021. 3. 24.

 

‘한 번쯤 고민했을 당신에게’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읽고 나서 참 기분 좋은 책을 읽었다.

사회복지사로서 살아가면서 숱하게 스스로에게, 동료나 슈퍼바이저에게 질문했던 고민들이 있다.

지금도 마주하게 되는 상황마다 질문을 하게 되는데,

어떤 질문들은 시간이 가면서, 경험이 쌓이면서 해결되기도 하고, 선배나 동료들에게서 답을 찾기도 한다. 또 어떤 고민은 막연하게 지나가버리기도 한다.

‘한 번쯤 고민했을 당신에게'에 나오는 고민, 질문들은 사회복지사라면 해 보았을 것들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은진 사회복지사는 자신도 스스로 또는 누군가에게 했을 질문에 객관적으로,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로서의 경험을 담은 암묵지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에서, 문장에서 사회복지사로서의 성찰이 보인다.

사회사업에 정답은 없다지만, 독자인 사회복지사에게 이해와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그 내용이,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지고, 책을 읽으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말 좋은 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퇴근했다.

1년 차, 2년 차, 3년 차... 사회복지사로서 신입 때부터 연차가 쌓여질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 내용과 깊이가 달라진다.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에 숙고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답을 정리하고 나면,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고민이 더해졌었다. 아마도 그만큼 실천에 대한 깊이가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1년 차 사회복지사일 때, 가장 많이 한 자문(自問)은

'나는 누구인가?'였다.

사회복지관에서의 첫해는 기존에 알고 있던 '내가 아닌 나'를 마주한 시간이었는데, 마치 원래의 나는 없었던 기분이 들었다.

'내가 공부해 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회복지사로서의 실천에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 '이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다.

당시 내가 일하고 있던 복지관이 가진 조직문화나 선배,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역량과 품성이 훌륭했음에도, 나는 나에게 수많은 자아에 대한 질문이 쏟아냈었다.

그런데 그것은 어쩌면 나에게는 당연한 질문이었고, 그렇게 내가 성장해왔음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게 되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일머리가 있다고 자부하지만, 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를 해야 한다. 나는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려고 해도, 자전거에 대한 책부터 읽고, 서울의 둘레길을 걸으려고 해도 둘레길을 소개하는 책부터 구입해서 읽고 이해해야 되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하는, 하려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하는 성격이기에, 그만큼 생각도 많고, (남들이 보기에는) 더디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연차가 쌓이고, 매년 비슷한-반복되는 업무를 하기도 하고, 새로운 일을 기획해서 하기도 한다. 직책을 부여받고, 다양한 상황을 만나고, 문제를 해결한다. 또 사회복지사로서 지금 세 번째 복지관에서 일하고 있고, 새로운 지역사회와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경험해오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깊은, 또는 느슨하게 관계를 맺어 오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지금의 '내'가 되어있다.

지금도 시간은 지나가고 있고, 여전히 고민이 많고, 이것저것 상황을 맞이하며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김은진 사회복지사의 '한 번쯤 고민했을 당신에게'를 읽고, 다시 나를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