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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Worker

당연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없지만..

by 전재일 2016. 8. 22.
몇 일 전 복지관 이해당사자 한 분께서 오셔서, 계단에 얼룩진 것들을 보며, 청소상태가 불량하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미화 담당 여사님이나 직원, 복무요원들이 열심히 청소한다곤 했지만, 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었는데.. (게다가 8월 초에 대청소까지 했는데..) 어쨌든 뭐라하시고, 원래 눈앞에 지저분한 것이 보이면 안한 것처럼 여길 수밖에 없고, 눈에 얼룩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니까.. 오늘 청소 시간(매주 월요일)에 전 직원이 투입하여, 세재와 수세미, 마대걸레를 동원해서 1시간 넘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닦아냈습니다. 아침부터 땀을 한바가지 쏟아내었고, 꾹 눌러서 수세미질 하느라 손 마디마디가 쑤시고, 쪼그려 앉아서 닦아서 다리와 허리도 아프네요.

 


월요일 아침부터 묵묵히 수고한 직원들~ 사회복지하랴.. 가끔씩 건물 청소하랴.. 또 이것저것 사람들의 입방아를 통해서 쏟아지는 말들에 하나하나 다 반응해야 되서.. 너무 수고하는 직원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사회복지관에서 일한다는 것..

사회복지사 또는 종사자로서의 긍지를 가지다는 것..
생각하기 나름일 수 있지만..

잘 견디며..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전 직장에서) 편하게 살아왔나봅니다. 이런 일은 별로 안해봤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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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저도 평소에 조직시민행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런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곤 합니다.

그렇기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무엇인지 찾고, 기꺼이 그것을 하려고 합니다. 예를들면, 복지관에 떨어진 쓰레기를 치운다거나, 조금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이 방치되어 있다면 조치를 취합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이 전사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좋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강제하기 쉽지 않고, 저도 자연스럽거나 당연스럽게 하면서, 이것을 누군가도 똑같이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부자연스럽고 의식하게 되고, 누군가에 대해서 실망하게 됩니다. 의도가 퇴색되어,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헌신이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것입니다.

인사 평가에서 평가를 할 수는 있겠지만.. 사회복지조직 인사평가의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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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일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 조차 없으면 사회복지사로서 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꺼이 청소도 해야 하고, 밀린 일을 야근하면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권리를 찾을 생각을 갖지 말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이랍니다.

대부분 자신이 관심있는 것에서만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규정합니다.

대부분 그들은 과정보다 결과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과정에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들, 무리수들을 날리면서, 어쩌면 일을 방해하고 있으면서, 결과는 잘 나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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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글들이 어쩌면 과장이 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고,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이해해주고, 조금 더 따뜻한 말로 동기부여를 해준다면, 더 감사하고, 더 기쁘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