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로서의 인정
제가 현장에서 만났던 사례들을 몇 가지만 정리해보았습니다.
<슈퍼바이지의 입장>
“신입 때는 슈퍼바이저가 크게 보이고, 슈퍼비전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슈퍼비전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매번 같은 이야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꽤 성장했는데, 아직도 저를 신입직원 대하듯 하는 것이 불쾌합니다.”
“슈퍼비전을 받았는데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시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명확한 게 없습니다.”
“글쎄요. 무엇을 슈퍼비전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일하기도 바쁜데”
[그림 https://pixabay.com/de/ernennung-treffen-lampe-konferenz-1996108/]
<슈퍼바이저의 입장>
“사실 슈퍼비전이 두렵습니다.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기관장님이 번복을 하시면, 제가 우습게 되잖아요. 그리고 요즘 직원들은 별로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듣지 않는 직원이 있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슈퍼비전 시간에도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슈퍼비전을 준 내용도 수행하지 않고. 이런 직원들에게 슈퍼비전을 주어야 할까요?”
“저도 지시를 하고 싶어요. 그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시를 하면 참견한다고 생각할 것 아니에요.”
위의 사례들을 보면, 서로의 탓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탓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요?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고, 리더십과 조직 문화의 문제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림 https://newmediartscuola.blogspot.kr/2012/12/paul-klee-e-litalia-anteprima-della.html]
그런데 저는 우리가 가진 ‘본질’에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즉, ‘사람’에 대한 관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가 사회복지의 다양한 과목에서 배웠듯이, 사람은 존중받아야하는 대상입니다. 조직에서도, 슈퍼비전에서도 상호 존중이 필요합니다.
[사진 : https://pxhere.com/ko/photo/672914]
저는 서로 ‘동료’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직이기에 상하간 직급이 존재하지만, 슈퍼비전에서는 의식적으로 슈퍼바이저도 슈퍼바이지도 서로를 ‘동료’로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럴 때, 조금 더 존중하는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슈퍼바이저는 슈퍼바이지를 사회복지사로서 싶은, 가능성 있는 존재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슈퍼바이지는 슈퍼바이저를 사회복지사로서 경험이 풍부한, 그리고 자신과 같은 고민을 극복하면서 성장한 존재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런 관점 혹은 태도가 갖춰졌을 때,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교육적, 지지적, 행정적 슈퍼비전도 원만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슈퍼바이저가 만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다 알아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슈퍼바이지의 이야기를 '반영한다' 또는 '덧붙인다'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대화가 이뤄지고, 슈퍼바이지가 가진 가능성을 좀 더 촉진시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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