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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Worker

1년간의 바이브코딩 경험이 내게 준 것

by 전재일 2026. 8. 7.

내가 얻은 것은 상상력, 그거 하나면 족하다

촛불 하나가 지갑을 열게 했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는다. 2008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화면 속 촛불이 휴대전화를 흔들면 따라 흔들리고, 입으로 바람을 불면 스르르 꺼졌다.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본 그 짧은 영상 하나가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때의 충격은 어느새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기술은 그 시절엔 상상조차 못 했을 만큼 멀리 와 있다.

2023년 ChatGPT가 준 충격은 2008년의 그 촛불과 닮았다. 그런데 2026년인 지금 돌아보면, 2023년마저 까마득한 과거처럼 느껴진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아이디어를 내 손으로 직접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한 대를 돌려 쓰던 시절

1999년, 사회복지관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컴퓨터가 부족해 직원들이 차례를 기다려 돌아가며 썼다. 아웃룩이나 액세스 같은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고 신기해하던 시절이었다. 4년 차에 홍보 업무를 맡았을 때는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물어볼 사람도, 참고할 자료도 없어 개인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며 기관을 알렸다. 교육을 강조하던 분위기 속에서, 주말이면 사전을 뒤적여가며 해외 원서의 전문 용어를 옮기곤 했다.

20년을 끙끙댄 일이, 한두 시간으로

문득 그 시절을 떠올려본다. 그때는 이게 맞는지 틀린지 검증할 겨를도 없이 순전히 맨몸으로 부딪쳐야 했다. 지금은 다르다. 내가 20여 년을 끙끙대며 해온 일들을 생성형 AI가 순식간에 해치운다. 액세스로 공문 접수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뿌듯해하던 1999년의 내가, 이제는 바이브 코딩으로 한두 시간 만에 제법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두 번의 8월, 그사이의 1년

본격적으로 바이브 코딩을 시작한 건 작년 8월 휴가철이었다. 날씨는 덥고 몸도 좋지 않아 집에 머물며 이것저것 만들어봤다. 처음이라 손에 익지 않았는데도 닷새 동안 웹 앱 열 몇 개를 완성했다. 그사이 생성형 AI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며 빠르게 발전했다. 1년 전만 해도 구현하기 어렵던 기능들이 지금은 너무나 쉽게 만들어진다.

올해 8월, 다시 찾아온 닷새의 휴가 동안에는 클로드 Fable 5로 그동안 만든 앱들을 최적화하고 남들과 나눌 수 있게 다듬었다. 이제 AI는 알아서 코드를 정리하고 오류를 잡는다. 모르는 걸 물으면 정확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작업 속도도, 결과물의 질도 놀라울 정도다.

달라진 건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이었다

바이브 코딩을 하며 내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기술적 지식이 아니었다. '상상력과 연결하는 힘'이었다. 무엇을 만들지, 그것을 어떻게 이어 붙일지 구상하는 눈이 열렸다. 나는 그 상상을 AI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나눠주는 게 아깝지 않은 이유

배포용 파일과 사용법을 안내하는 웹 페이지를 만들어 지인 모임에 공유했더니 2~3일 만에 50여 명이 가입했다. 그중에는 아침저녁과 휴일을 반납해가며 몇 달에 걸쳐 다듬은 앱도 있다. 들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결코 가벼운 것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눠주는 게 조금도 아깝지 않다. 누군가 유용하게 쓰고, 더 좋게 발전시켜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얻은 것은 새로운 상상력. 그거 하나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