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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Life

딸과 함께 한 군산행

by 전재일 2016. 12. 5.

2016년 12월 3일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서 딸과 단 둘이 군산에 갔습니다.

엄마와 떨어지는 딸이 아빠랑만 가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금새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2월 3일 12시 50분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호남선 KTX를 탑승했습니다.

딸에게는 첫 기차 여행입니다.

익산역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지겨워하지 않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갔습니다. 이런 시간이 참 소중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산 역에는 누나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누나의 차를 타고 부모님 댁까지는 30분정도 걸렸습니다. 

차 소리를 들으셨는지, 아버지가 대문 앞에 나와 계셨습니다. 오랜만의 손녀의 방문이 반가우셨던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 딸은 몹시 낯설어했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 금방 부모님과 친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도와서 마당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딸이 마당에 나와서 아빠가 하고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어머니와 텃밭에 있는 시금치를 솎구는 일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강아지 랑이하고도 친해져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고 어머니 생신 축하를 위해서, 바베큐를 준비하고 있는데, 딸이 먼저 와서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불을 피워놓아야 하는 일이라 걱정이 되었지만, 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게 했습니다. 집에선 잘 못보던 모습이었는데.. 흐뭇하더군요.

케이크를 좋아하는 딸은 식사를 하는 내내, "케이크 언제 먹어?"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식시가 끝나고, 정리를 한 후에 먹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케이크 점화도 다혜가 직접 하겠다고 했는데, 부모님 댁에 와서 이런 적극적인 모습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씩 '가족' 안에 들어온 다혜가 기특했습니다.

부모님도 어린 손녀의 모습에 흐뭇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룻 밤을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난 다혜에게는 모든 것이 재미었나 봅니다.

아침에 방 문을 여니, 랑이가 문 앞에 있었고 다혜를 쫓아다녔습니다.

개를 키우고 싶어하는 딸에게는 몹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목회 은퇴 후에 하고 계시는 신앙 공동체 '라온 코이노니아' 예배에 딸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런 어른들의 예배가 낯설었겠지만, 찬송가도 따라 부르고 성경책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익산 역에 왔습니다.

익산역 앞에는 대형 트리가 있었습니다. 이 트리와 역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딸은 아빠의 요청?을 무시?하고 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이 사진이라도 만족합니다.

 

딸과 단 둘이 함께 한 시간들.. 그리고 부모님 댁에서의 시간들..

생각해볼 수록 참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봄에 갔을 때보다 훌쩍 큰 것 같은 딸이 대견스러웠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언제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다려집니다.

 

언젠가.. 먼 훗날에.. 이 글을 읽으면서 그 때를 회상해본다면.. 아마도 제 입가엔 미소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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