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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Worker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기록의 필요성 feat. 공유

by 전재일 2020. 7. 30.

기록의 필요성

 

기록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보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선대에 의해서 작성된 기록은 후손들이 살아가는 데 교훈과 가르침이 됩니다. 비슷한 상황이든 그렇지 않든 선대가 살아간 모습은 지금의 어떤 상황 속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감염증을 경험하면서, 이전의 경험을 돌아보게 됩니다.

메르스 때는 어떻게 했지? 신종플루 때는 어떻게 했지? 등을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내기도 하고, 사회복지관협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의 오래된 목록들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분명,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되었을 때 이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일들 중에 하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또 다른 감염병에 의한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우리는 코로나19때 어떻게 했는지를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시설들이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기록하고 모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신림종합사회복지관의 기록

 

제가 일하고 있는 신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120일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최초 확진자 발생한 때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복지관이 어떤 과정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날짜별로 순차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팀장회의나 긴급회의 등에서 논의된 이야기, 고민들, 그리고 대안들이 회의록에 기록되어지고,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 잘 볼 수 있도록 카드뉴스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앞의 그림이 그 기록을 순차적으로 정리한 맵입니다. 이런 기록들은 향후 비슷한 상황을 겪을 때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림종합사회복지관 코로나19 대응 스토리 정리자료]

 

그리고 정부에서 만들어진 대응 매뉴얼(사회복지관 대응 매뉴얼은 4차까지 제공되었음), 사업별(무료급식, 노인일자리, 자원봉사,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대응 지침을 최초 게시된 자료부터 최근 게시되는 자료들까지 출처를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메뉴얼을 살펴보면, 노하우가 쌓이면서 점차 실질적인 대응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우리나라가 대응해온 기록들을 많은 나라에서 요청하고 있고, 한글로 써진 그대로라도 주면 자신들이 번역해서 사용하겠다고 하는 기사가 소개되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매뉴얼과 지침들은 사회복지시설의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기본자료가 됩니다. 신림종합사회복지관도 서너차례 내부 매뉴얼을 개정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전직원 자가격리의 상황, 재택근무의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그때 경험했던 내용(확진 시 대응 절차, 시/구 보고 및 인근 복지관 협력체계 등)을 정리했습니다. 저희의 경험은 다른 사회복지시설이 유사한 경험을 했을 때, 자체 내부 대응 지침을 준비하는데 참고가 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민과 대응 기록하기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지난 두 달간 외출이 줄어든 어르신들, 제공되는 간편식의 식사를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지, 아이들의 재활 서비스 유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지금까지의 대응이 사회적거리를 두고 최소한의 서비스를 유지했다면, 코로나19로 인한 복지관 휴관의 장기화가 당사자에게 미칠 영향을 다시금 살펴보고, 당사자의 입장을 더 이해하고 반응하는 노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되어야 합니다.

 

또한, 휴관된 사회복지시설의 재개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합니다. 코로나19의 완벽한 종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복지시설을 개방한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들과 준비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앞으로 겪게 될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역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사업실천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주민, 복지관 이용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다양하고 새로운 위기에도 사회복지관이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사회사업의 범위를 지역사회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확대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에는 무더위가 그랬고, 또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경보 상황도 사회복지관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십수년 중에 경험한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도 사회복지관과 사회복지사들이 대응해야하는 위기상황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강원도 고성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 전국의 소방차가 강원도로 이동하는 사진이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 해, 대구와 경북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이 급속히 퍼지고, 의료붕괴가 발생할 위기에 빠졌을 때, 전국의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휴가를 내고 대구, 경북으로 달려가고, 마스크 자국에 상처 입은 모습의 사진도 우리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사회복지사들도 본인들이 소속한 복지시설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사회적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지금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하고 있지만, 우리의 역할을 우리 스스로가 한정하고 있는지 질문해보게 됩니다.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잘 대응하고 있는 우리들의 기록,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반성과 대안을 기록하고 공유함으로, 앞으로 사회복지사로서, 사회복지시설로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을 더 잘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