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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Worker

사회복지실습 선생님들께

by 전재일 2020. 7. 30.

공유복지플랫폼 WISH 지식공유활동가로 처음 연재한 글이 사회복지실습과 관련된 글이었습니다. 저에게 사회복지실습은 참 의미 있는 경험이자 실천입니다. *사회복지실습연재는 2017년 2월부터 5월까지 10개의 글을 썼습니다.

사회복지에 대해 무지했던 제가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도 1998년 여름에 경험한 사회복지현장실습이었으며, 십수년 이상 실습 슈퍼바이저로 참여하면서, 사회복지실습은 저를 성찰하고 성장시켜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신림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현장실습이 지난 주에 끝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사회복지현장실습을 진행하는데 제한적인 상황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실습 슈퍼바이저들이 더 열심을 다해서 실습 지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실습 선생님들도 최선을 다해서 경험하고 학습하고 고민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실습 선생님들에게 직접 슈퍼바이저로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교육이나 평가를 하는 시간에 만나게 되고, 실습일지를 읽으면서 실습 선생님들의 생각을 알게 됩니다.

사회복지실습에 참여하는 실습 선생님들의 실습 목표에 따라서, 또는 기대 수준에 따라서 실습에 대한 만족도 달라질 수 있고, 실습은 실습 선생님들에게 쉽지 않고, 낯설은 경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에게는 사회복지사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단지 학점을 이수했다는 느낌만 가지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의미였든 간에, 사회복지실습은 인생에서 가치 있는 순간이었을 것이고, 그것을 알고 있기에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사회복지현장실습에 나오는 실습 선생님들을 예비 사회복지사로서, 저의 사회복지 동료로 바라보면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몇 글자 적어보았습니다.

 

 

(그림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b/bc/Voxels.svg/1200px-Voxels.svg.png)

 

사회복지실습 선생님께,

코로나19라는 상황을 여러분들이 제 나이 때가 된다거나, 5~10년 뒤에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코로나19 , 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실습을 했었는데’, ‘그 때 대학생이었는데등의 기억들을 하게 될 때가 있을 텐데, 지금의 경험들, 지난 3주간의 경험에 의미부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지금의 상황을 잘 기록하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상황이나 사람들을 볼 때, ‘거울을 보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여러분들을 보면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실습의 과정은 여러분을 통해서 제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 말은 자기 성찰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거울을 보면서 단순히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을 들여다봅니다. 나의 모습이, 내가 가진 강점이, 내가 달라져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을 통해서 제가 배워야 하는 것과 변화해야 하는 것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림 https://c.pxhere.com/photos/d4/75/black_and_white_black_and_white_man_mirror_person_reflection_wear-1566291.jpg!d)

 

그리고 한 조직이라 하더라도 비슷한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근 신문 기사를 읽어 보니, ‘MBTI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에 대한 팩트 체크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사를 자세히 읽지는 않았습니다만) 조직에는 다양한 성격, 성향, 선호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을 합니다. 성격은 무엇이 옳고 뛰어남이 아닙니다. 그 나름대로 소중합니다. 그렇기에 외향적이냐 내향적이냐에 따라서 자신을 낮추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사회복지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느냐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제가 생각하는 4가지를 여러분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에 대한 Insight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신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는 듣는 귀가 필요합니다.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성찰입니다. 자기 비난과 비판보다는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찰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자존감입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코로나19에서 어떤 생각이 드세요?’라는 설문을 한 적이 있는데, ‘자괴감이 든다고 답변을 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뭘 해야 할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내가 지금 자존감이 떨어진 것 같고, 마음이 어렵다면, 성취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부족한 게 있다는 것은 배울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길게 보고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번째는 본질에 대한 것입니다. 최근에 보면,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 대한 세미나가 지역마다, 학회마다, 단체마다 많이 실시되고 있는데, 곳곳마다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심도 많이 가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쉽게 솔루션을 내지 말고 본질을 들여다보자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에 했던 것들을 통해서 지금을 살펴봐야 하고, 또 이전에 했어야 했는데 소홀히 한 것은 없는지, 그렇다면 그것을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2~3년 뒤에는 사회복지 현장에 나오게 되시는데, 한 번 지금부터 그 때까지 사회복지사에 대한 본질,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시고, 학습도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19로 마스크를 쓰고 몇 주간 실습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실습 기간 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안전수칙을 잘 준수해주고, 한 분도 아프지 않고 무사히 실습을 마치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실습 기간이 짧게 느껴지거나 아쉬운 분들도 계실 텐데, 실습은 서로의 기대수준을 맞춰가는 과정이고, 수준이 맞춰지지 않는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이 해야 할 몫이 있습니다. 그 몫을 잘 발견해서, 남은 대학생 시절을 잘 보내시고 언젠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