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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이야기 Value

복지관 홍보사업에 대한 반성 (2015년에 썼던 글입니다.)

by 전재일 2016. 11. 14.

사회복지사 4년차에 홍보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다. 그때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무슨 일을 할까였다. 전임자들이 했던 것들을 답습하는 것보다는 나만의 방법으로 좀 더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당시 유행했던 홈페이지 에디터로 홈페이지도 만들고, 일러스트로 직접 홍보물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홍보지를 좀 더 스토리가 있는 신문 형태로도 만들고, 어도브프리미어?라는 프로그램으로 동영상도 만들었었다. 관내 게시판 1층부터 5층까지 매주 1회이상 내용을 바꾸기도 했다. 매월 홍보지 내용과 전체직원회의자료 내용을 추스려서 지역 케이블에 보도자료를 보냈다. 또한 웹진도 만들어서 월 1회 발송했다. 그리고 홍보에 대한 수퍼비전을 받을 수 없는 환경이었기에 사회복지 홍보담당자 카페도 운영해보았다. 그리고 간접사업으로서 내 노력을 나타내고 싶어서 월계획과 평가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홍보업무를 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이 계획한 사업들이 모집이 안될때, 홍보담당자로서 홍보를 잘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면 좀 더 총망라적으로 해야하나 싶어, 다양한 매체, 방법들을 썼던 기억이 난다.

어려움이 많았다.

1. 일을 벌리다버니 일이 과중되었다. 그래서 가장 기능적인 툴로 사용한 것이 일러스트 프로그램이다. 이걸로 한번에 홈페이지, 홍보지, 게시판, 웹진, 영상에 들어갈 홍보물을 만들었다.
2. 홍보는 그야말로 멘땅에 헤딩이었다. 업무 수행을 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야성이 길러졌다. 단, 기관에서 업무를 전적으로 위임해주고 믿어주셔서 그나마 가능했다.
3. 혼자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홍보업무 경험이 도움이 된 것은, 홍보를 하기위해서 다른 사회복지사들이 쓴 계획서를 읽어봐야했기에 사회복지관에서 하는 대부분의 사업에 대한 이해를 빨리 경험하였다. 또한 복지관 사업의 흐름을 알게되었다.
4. 가장 어려운 것은 열심히는 했지만, 내가 일을 잘했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것만큼 뭐했나 싶은 마음이 든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1년을 홍보업무를 수행했다.

경험을 통해 사회복지관 홍보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1. 홍보는 좀 더 전략적이어야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알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보는 논리모델을 적용한 프로그램 기획에서 input이고 process이기도 하다. 표적별로 적절한 방법과 횟수, 시기 등을 고려해야한다.
2. 사회복지관에서 홍보는 기관의 미션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알려야한다. 기업의 마케팅에서도 그렇듯이 대중, 지역사회에 존재의 이유, 가치, 철학을 알리고 공감하도록 해야한다.
3. 홍보는 전사적으로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홍보해야하는지에 대한 교육과 합의가 있어야한다.
4. 홍보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결코 기관이 알리고 싶은 것만 알려서는 안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특히 SNS의 경우 소통의 도구로, 싫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마인드가 열려 있어야한다.
5. 홍보 담당자는 효과성과 효율성을 꾸준히 평가하고 데이터를 축적해야한다. 투입 대비 산출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어떤 매체가 얼마만큼 노출되었는가?등. 특히, 내가 하고 있는 홍보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잘 전달이 되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개선해야하는지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즉, 어떤 사업에 대상자가 모집이 안된 것이 홍보의 부족인지? 욕구의 문제인지? 내용의 문제인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홍보의 문제일 경우 전달과정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6.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담당자가 위의 것들을 할 수 있게 권한위임과 환경을 만들어줘야한다. 홍보는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선행 해야하는 100중 50 일 수도 있다.

그리고 반성을 해보면,

1. 오래전에 어느 주택가 지역에 살 때, 우리집 앞에 버려진 수백장의 복지관 홍보지를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몇일 전 어느 식당에서 구석에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을 곳에 놓여져 있는 우리 복지관의 홍보지를 보았다. 
2. 자유게시판에 스팸, 광고성 게시물들이 난무하거나, 지역주민의 질문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답변이 없는 기관 홈페이지는 자주 보게된다.
3. 타 기관의 소식지가 왔고,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통에 가는 경우는 없는가?
4. 관내 게시판에 붙여진 기간 지난 홍보물들, 이용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홍보물들

예산과 시간, 무엇보다도 기대가 담겨있는 홍보물이 낭비되고 있는 장면이다.

월 또는 격월로 수백장, 수천장씩 만들어지는 우리의 홍보물들에 책임이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