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에게 자유의지란?

한국 사회복지사 선서에는 '나는 나의 자유의지에 따라 명예를 걸고 이를 엄숙하게 선서합니다'로 마지막 문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사 선서를 읽었을 때 '자유의지'라는 단어를 읽었을 텐데, '자유의지(free will)'는 저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자유'라는 단어가 주는 가슴 벅참과 '의지'라는 단어가 주는 결연함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자유의지가 마음에 크게 울림을 주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살펴보았습니다.

[자유의지는 무엇인가?]

자유의지의 뜻은 '자신의 행동과 의사 결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뭔가 알 듯 하면서도 들여다보면 어려운 말입니다. 스스로 한다는 것에 만족하면서도 능력이란 단어에서 ‘나는 능력이 어느 정도일까?’(능력이라면, 자유의지를 측정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게 됩니다.

좀 더 자유의지에 대해서 자료들을 살펴보니,

자유의지는 네 가지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종교인데, 종교적으로 보면 사람이 자유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신과 대등한 관계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여, 신성모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자유의지에 대한 자료와 책을 찾아보면 유난히 종교 서적과 논문이 많이 검색됩니다.)

하나는 윤리인데, 자유의지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윤리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한다고 합니다.

하나는 법인데, 법적인 면에서 자유의지는 사람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되고, 감옥에서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정상적인 삶을 기대할 수 있는지 그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료들을 찾아보면, 판결에 있어서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의 사례가 많습니다.)

하나는 과학적 관점인데, 자유의지가 인간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위의 네 가지 영역의 의미를 살펴보니, 사회복지에 있어서도 자유의지는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회사업실천에서 이야기하는 클라이언트(당사자)의 주체성, 변화에 있어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

자유의지의 존재 여부는 오랜 시간 논란이 되어져 오고 있는데,

어떤(또는 많은) 분들은 자유의지는 허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유명한 철학자 스피노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수많은 뇌 과학자들이 자유의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해왔는데, 대부분 연구 결론에서 자유의지는 없다고 말합니다. 어떤 철학자들은 서구 사회가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게 존재해오고 있습니다.

최근(2019년 4월)의 기사를 보니, 17개 대학 8명의 뇌과학자와 9명의 철학자들이 ‘자유의지’의 존재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자유의지를 갖게 하는지 그 근원을 밝혀내고, 근원이 무엇이든지 실제로 사람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겠다고 합니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한국과학창의재단)

[그럼에도 자유의지는 무엇인가?]

수많은 철학자, 뇌과학자들이 자유의지를 연구하고 있고 ‘존재한다’와 ‘존재하지않는다’라는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오래된 논쟁 가운데에서  ‘자유의지’가 몹시 궁금하고, 조금 더 알고 싶고,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논쟁에서 ‘자유의지는 없다’로 결론짓는다면, 사회복지에 있어서도, 제가 아는 많은 것들이 부정되어질 것입니다. (심지어 사회복지사 선서의 문장도)

그리고 철학자들과 뇌과학자들이 연구하고자 하는 것과는 다르게 사회복지사로서 사회복지사에게 자유의지가 의미하는 것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내가 나의 의지로 사회복지실천을 해오고 있고, 내 동료들도 그러하다는 것, 클라이언트(당사자)의 자기결정과 주체성, 그들이 가진 의지를 인정하는 우리의 사회사업을 자유의지로 살펴보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사진의 책을 읽어보고 리뷰를 남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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