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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Worker

사회복지사로서 일하면서, 당연히 글을 쓰게 된다.

by 전재일 2019. 9. 30.

사회복지사로서 일하면서, 당연히 글을 쓰게 된다.

처음 쓰게 된 글은 사업 계획서였을 텐데, 대개는 이전 담당자들의 계획서를 토대로 일정과 일부 내용만 수정했다. 그리고 사업(상담)일지를 가장 많이 썼다. 1999년 재가복지사업 담당자였던 나는 반찬서비스를 주 1회 진행하고 정해진 양식에 간단한 현황(반찬 내용, 참여한 자원봉사자 수, 받으시는 분 수 등)과 특이사항으로 단문을 기록했다. 그리 어렵지 않은 글쓰기다.

한 해 두 해 경력이 쌓이면서,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고, 외부 공모사업에 프로포절을 쓰게 되었다. 이전에 써진 계획서들이 없기에 논문이나 신문기사 등을 통해 자료를 찾고, 그 자료들을 논리적으로 풀어쓰게 된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와 같은 과목이 흔하지 않았기에 복지관에서 일하면서 직원 교육으로 배우고 슈퍼비전을 통해서 학습을 했는데, 계획서를 쓰는 일은 프로그램의 제목을 쓰는 일부터 난제였다. 그리고 목적과 목표는 최대의 어려움이었다. 겨우 그 난제들을 해결하면, 프로그램의 취지나 실시배경, 이론적 배경 등을 쓰게 된다. 이 때 글쓰기 신공이 진짜 필요해진다. 내가 실무를 많이 할 때에는 논리적으로 쓰기만 하면 되었지만, 요즘은 감성적인, 작성자의 간절함과 확신-진심이 느껴져야 한다. 참 어렵다.

2~4년차 때의 기억을 되새겨보면, 나의 계획서는 결재가 상신되면서 빨간색 볼펜으로 도배가 되었다. 계획서가 반려되어서 돌아오면 가끔은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빨간색의 피드백은 줄어들었고, 언젠가부터 나의 계획서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잘 쓴 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조금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던 시점은, 아마도 홍보와 관련된 글을 결재하면서부터이다. 어떤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보도자료를 포함한 다양한 메시지들을 결재하면서 동료들의 글을 결재하게 되는데, 내가 잘 썼다고 생각한 글이 위로 올라가서 맘에 들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고 처음 작성자에게 반려되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했다. ‘잘 읽히지 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등으로 돌려지지만, 무엇이 이유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없었다.

참 난감한 일이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대개의 글이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이 읽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마음에 드는 글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것이 쉽지는 않다. 누군가에게는 좋게 읽혀지지만, 누군가에게는 형편없는 글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도 그럴 것이다. 읽는 사람마다 다른 평가를 할 것이다.

당연한 글쓰기는, 늘 숙제이다.

지금도 동료들이 연간 개인 목표를 세울 때, 많은 동료들의 목표에 글쓰기가 계획되어 있다. 작년에도 그의 목표에서 봤던 것 같은데, 올 해도 똑같은 목표로 써져있다.

나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초등학교 때의 꿈이 시인이었고, , 지금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고맙게도 공유복지플랫폼 WISH에 한 달에 두 개의 칼럼을 쓸 수 있고, 또 개인 블로그나 SNS에도 이야기를 쓰고 있다. 올 해 들어 시도 10편 이상 썼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하나는, 글을 더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에 특출한 재주가 없기에 아는 만큼만 느끼고 글을 쓰게 된다. 그렇기에 아는 것이 없으면 제대로 된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그저 뺐기기에 바쁠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관점과 정보를 가지게 된다.

하나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이 내용은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에서도 언급이 되었는데, 책에서 읽으면서 공감이 되었던 글들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습관은 상당히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하나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자주 쓸 수 있었던 때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할 때였는데,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는 경험은 성취감도 주고, 이야기 거리가 풍부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는 무조건 글을 쓰기 시작해라이다. 글을 쓰고 몇 번씩 소리 내어 읽어 보고 눈으로 읽어봐라. 그러면 바꾸고 싶은 단어나 문장이 보이고, 조금씩 글을 고쳐 쓰면서 만족할만한 글쓰기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쓴 글을 공유하는 것이다. 너무 개인적인 글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읽혀야 그 글의 가치가 커지고 자신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