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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Vision/이야기 Value

아픔이 길이 되려면

by 전재일 2020. 7. 30.

몇 년 전에 읽었던 김승섭 선생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나누려고 합니다. 이 책을 작년에 저희 복지관 실습 선생님들의 필독서로서 읽게 했고, 실습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은 것을 보고, 저희 복지관 선생님들 중에도 읽어보고 싶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관장님께서 독서 경영을 지향하시면서, 몇 분의 선생님들께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고 소감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실습 선생님들과 이 책의 소감을 나눠야 하는데, 작년에는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만 나누다 보니, 예비 사회복지사인 실습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고 싶었던 이유를 이야기하지 못했고, 또 선생님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몇 가지 질문으로 소감을 나누려고 준비했습니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리뷰하기보다는, 이 책이 주는 의미를 자신의 생각과 언어로 되새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아픔이 없다면 좋겠지만, 인생에는, 우리의 삶에는 많은 아픔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심지어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저 멀리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의 슬픈 소식에도 마음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기억을 다 할 수는 없지만, 마흔 살 중반까지 수천 번의 '아픔'이란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픔은 무언가에 베여서 나는 통증 같은 아픔이 아닙니다. 마음의, 심리적인 아픔입니다.

 

이 아픔을 주는 현상, 상황이 있습니다.

 

제 인생사에도 있고, 누구에게나 있죠.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슬펐고, 부모님이 아프시면 마음이 아픕니다. 또 뉴스를 통해 어떤 가족의 죽음에 아파하기도 하고, 집을 잃고 갈 곳이 없는 노숙인들의 소식도 아픕니다. 그리고 몇 년 전의 세월호 사고는 지금까지도 큰 아픔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아파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픔이 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픔이 길이 된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의 이름이 붙여진 법입니다. 그 말은 누군가가 희생을 통해, 피해를 받음으로써 생긴 법이란 뜻입니다. 다시는 똑같은 희생과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법이 만들어 집니다.

 

아픔은 개인의 아픔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아픔이기도 합니다.

 

그 아픔의 원인은 개인으로 인함일 수도 있지만,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저와 상관없는 누군가의 아픔이 저의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아픔이 길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기억해야 하고, 또 기록이 되어야 합니다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아픔은 마치 새로운 일처럼 반복되어질 것입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사회에 '인권'이 성장해야 합니다. 아픔은 사람이 희생되고, 피해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아닌, '물질'이 중심일 될 때 발생되어지고, 민주주의라고 포장된 시장주의에 의해 양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논리가 적용될 때 발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본질을 성찰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도 본질은 '인본주의'가 아니겠습니까?

 

 

생각해보면,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하는 수많은 아픔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코로나19가 그렇습니다. 코로나19로 제가 알고 있던, 믿고 있었던 정의,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의 가치와 신념이 달라지고 있는 현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차별과 불평등, 자유에 대한 혼란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로움, 고독도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됨으로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아픔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래야 또 다른 아픔이 없도록, 최소화시켜줄 것입니다.

 

오늘도, 최근에도 아픈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소식에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마음이 애잔해집니다. 그리고 알고 있습니다. 아파하는 것도 필요하고, 그리고 그 아픔으로 다시는 그 아픔이 찾아오지 않도록 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사회복지사로서, 우리는 개인의 아픔이 그 개인으로 인함만이 아니고, 개인에게도 집중해야 하지만, 개인이 살고 있는 사회의 아픔과 구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함을 압니다.

 

오늘도 사회복지실천 현장에서 길이 되어주는, 길을 만들어가는 사회복지사 여러분을 응원합니다.